1. 열에너지 탄소중립을 위한 대전환
오늘날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속에서 열에너지 부문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9.2%를 차지하는 핵심 관리 대상이다. 그동안 에너지 정책은 전력 수급 안정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집중되어 추진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에너지 부문에 대한 법·제도적 기반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부는 2026년 1월 「열에너지 혁신 이행안(로드맵)」 수립에 착수하며,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 시스템을 공기열·지열·수열 등 이른바 ‘청정열(Clean Heat)’ 기반으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하였다. 특히 하천수나 지하수 등의 온도차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는 도심 건물의 냉난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 수열에너지 활용 및 에너지믹스 기술개발
기후위기 대응이 전 산업의 필수 과제가 된 가운데, 정부는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탈탄소화가 더뎠던 열에너지 부문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하천수나 지하수의 온도차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는 도심 건물의 냉난방 부하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청정 열원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정책적 배경 속에서 추진되는 「수열원 변동 대응 대규모 중앙집중형 수열에너지 실증플랜트 기술개발」 사업은 기존 단일 열원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믹스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열에너지 공급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본 사업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장한기술을 포함한 총 18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책과제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 4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총 57개월이며, 정부출연금 235억 원을 포함해 약 29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구의 핵심 목표는 서울 성수동에 건설 중인 지하 8층, 지상 18층 규모의 ‘성수동 K-PROJECT’ 건물에 수열에너지 시스템을 실증 적용하여, 건물 냉난방의 100%를 수열에너지로 공급하고 그 실효성을 검증하는 데 있다.
2.1 총괄 연구과제: 시스템 통합 및 수열원 안정성 확보
총괄 연구과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주관으로 대규모 중앙집중형 수열에너지 실증플랜트의 종합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에 초점을 둔다. 수열원의 변동성에 대응하여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연계·통합하는 인테그레이션 기술 개발이 핵심 연구 내용이다.
특히 하천수를 기반으로 재생열원, 중수, 정수, 유출 지하수 등 다양한 수열원을 결합하는 에너지믹스 기술을 통해 열원 공급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위한 최적 설계 기법을 도출한다. 아울러 하천수 이용 시 발생하는 배관 및 열교환기 내 이물질 침착(파울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시스템과 자동 이물질 제거 스트레이너 기술을 개발한다.
또한 수열에너지 확산을 위한 실증 기반의 수문학적 안정성 평가를 수행하고, 원수 관로 및 한강 직접 취수 등 다양한 수열원 활용 방식에 대한 수충격, 수처리 및 수질 안정성 연구를 병행한다. 이를 토대로 대형 수열 히트펌프의 성능 평가 지표를 수립하고 유지관리 지침을 표준화하여 수열에너지 보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2.2 세부 연구과제: 동절기 효율 향상 및 AI 기반 최적 운영
장한기술이 주관하는 세부 연구과제는 수열 시스템의 운전 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반 제어 기술과 동절기 저수온 대응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수열에너지는 겨울철 수온이 5℃ 이하로 저하될 경우 열교환기 동결로 인한 성능 저하 및 설비 하자 위험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축열조, 건물에 설치된 PVT 기반 재생열원, 건물용 중수 및 정수 등 다양한 열원을 병합하는 복합열원 구성과 열원 보상 운전 기술을 개발하여, 동절기에도 안정적인 난방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한다.
아울러 열에너지 수요와 수열원의 특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전력 수요 관리 및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고려한 AI 기반 중앙제어 운영 기술을 확보한다. 특히 강화학습 기반 AI 에이전트를 적용하여 열원 설비와 공조 설비의 유기적 협업을 구현함으로써, 부분부하 운전 시 최대 40% 이상의 전력 절감 효과를 목표로 한다. 더불어 디지털 트윈 모델을 활용해 열교환기 오염 및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보전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운영 효율성과 설비 수명을 동시에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용량 수열 히트펌프에 대한 국가 인증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실증 건물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본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용량 수열 히트펌프 인증 체계 마련도 병행 추진한다.
3. 수열에너지 실증사업의 의의
정부는 2025년 12월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강력한 시장 견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과 온실가스 518만 톤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부문별·단계별 보급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농가, 사회복지시설을 우선 대상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학교와 공공청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특히 히트펌프 전용 전기요금 체계를 도입하여 사용자 부담을 완화하고,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시 히트펌프 생산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동시에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보조금 사업은 단계적으로 축소하여, 히트펌프 중심의 시장 구조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 환경 속에서 본 사업은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정부가 추진하는 열에너지 산업 활성화 정책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실증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K-PROJECT에서 목표로 하는 냉방 성능지수 3.0, 난방 성능지수 2.6의 달성은 수열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확보된 에너지믹스 설계 기술과 AI 기반 최적 운영 플랫폼은 향후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스마트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적용될 잠재력을 지닌다. 산·학·연이 협력하여 추진하는 이번 도전은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실현을 넘어 글로벌 녹색에너지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1.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 ‘수열에너지 보급 본격 확대 ... 수열 산업 활성화 지혜 모은다’, 2025.06.25
2.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 ...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지원’, 2025.12.16.
3.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 ‘열에너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열에너지 혁신 이행안 수립 본격 착수’, 2026.1.13.
4.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 ‘탄소중립을 성장동력으로 ... 기후부, 녹색전환·산업혁신 가속’, 2026.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