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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기환경과 환기기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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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1.12 10:54:22
  • 조회수 1

이윤규 선임연구위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환경관리센터장

우리가 알고 있는 실내공기환경은 기존의 전통적인 실내환경 분야를 대표하는 주제의 하나로, 건강(heathy)하고 쾌적(comfort)하며 친환경적인(eco-friendly) 건축에 부가하여, 최근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안전(safety)이라는 보호처(shelter)의 의미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미생물 오염으로 인한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상황과 더불어, 단순히 실내공간만을 대상으로 고려하고 대응하기에는 개념과 규모의 차이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탄소중립, AI 시대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통상적인 사전적 어원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환기(Ventilation)는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을 말한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이야기하면 “생활공간의 공기환경을 조정하기 위해 외기 또는 조정된 공기와 실내공기를 의도적으로(Intentionally) 교환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기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외부의 맑은(fresh) 공기로 바꾸어주는 것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염된 공기의 대상”은 소위 새집증후군 문제를 유발하던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폼알데하이드와 같은 “유해화학물질”이었다. 그러나 최근 초미세먼지(PM2.5)와 더불어 바이러스(COVID-19) 등 공기 중의 미생물까지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환기의 대상이 변화하였다.

 

실내공기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이러한 환기는 18세기말 Lavoisier가 프랑스의 감옥과 공공장소에 대한 생리화학적 조사를 통해 사람의 호흡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음 계량화하고, 19세기초 이를 실내공기오염의 척도로 규정하는 필요환기량 개념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19세기 후반부터는 공기에 의한 전염병의 확산방지 수단으로 환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1895년 미국의 위생학자인 John Shaw Billings가 전염병 예방을 위하여 1인당 최소 30cfm(=51m3/h)의 환기량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환기개념과 패러다임이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하여 실내공간에 지속적 또는 주기적으로 신선한 외기를 도입한다는 것을 전제로 환기를 수행하고 있으며, 환기에 의해 도입된 공기가 오염된 공기와 희석 또는 치환되면서 실내에서의 오염농도를 감소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실내에서의 오염수준은 대상 오염물질의 발생 상황(일시적/지속적 또는 증가/감소), 절대적 환기량(실내 농도를 수용할 정도의 수준으로 희석시키기 위해 외부공기를 실내로 유입할 수 있는 환기의 능력), 특히 환기설비의 운영과 유지관리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한 초미세먼지, 코로나19 와 같은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건축물과 실내공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거주자의 생활과 활동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건축물과 실내환경은 그것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요구(user’s needs)에 따라 계획되고, 건설되며,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3대요소인 衣食住 가운데 가장 바뀌기 어려운 것이 住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실내공기환경의 동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4대 물리적 환경요소의 하나인 실내공기환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실내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원의 변화와 함께 그에 따른 패러다임도 시대의 순응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실내공기환경 문제의 개선에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해결책 중 하나인 환기설비의 경우, 국내외에서 적용 중인 개별 및 중앙 환기설비 관련 시장에서 상기의 키워드들을 모두 반영해야만 하는 실정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전통적 환기개념의 차원에서 벗어나 보다 에너지효율적이면서 재실자 만족도를 증대하고 건물 관리자의 기술적 요구를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스마트 환기(Smart Ventilation System) 개념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약 130여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통적인 로우테크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기계환기설비의 경우,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적용해야 하는 기술개발의 특이점(Singularity)에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향후 국내를 비롯하여 대다수 선진국에서 활용 중인 열회수 환기설비에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와 같은 실내공기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이용한 IoT기반의 통합환기시스템이 기본이 될 것이며, 실내공기오염 수준에 부가하여 재실자의 기본적인 만족도 요구(needs)를 수용하기 위한 요소기술들이 통합될 것이다. 냉난방 설비, 레인지후드, 화장실 배기팬 및 공기청정기 등과의 연계는 짧게는 5년 이내에 기본적인 요구사항이 될 것이다. 기존의 혼합형 환기설비(Hybrid Ventilation System)와 수요제어 환기설비(Demand Control Ventilation System) 등은 이미 스마트 환기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위개념의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의 경우, 실내공기환경과 환기의 방향성이 거시적으로는 기후변화, 탄소중립, 4차산업 등의 문제와 함께 작게는 스마트시티와 스마트 하우징 등과 같이 최근 주어지고 있는 건축 키워드에 보조를 맞추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2025년 초부터 시행되고 있는 환경부의 제5차 실내공기질관리기본계획에서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재실자, 즉 건축물 내에서 삶의 80~90% 이상을 영위하고 있는 국민 만족도 요구(Needs)의 기반인 정온한 생활환경의 구축에 대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모두 반영하기 위한 ICT기술에 AI, 빅데이터, IoT 등이 환기분야에도 기본적으로 활용될 것이며, 이는 안전, 건강 그리고 쾌적이라는 키워드의 모두 수용을 기반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환기설비에 적용되고 있는 센서의 정확성, 재현성, 내구성 등 기본적인 성능과 수요(재실자 만족도를 포함)에 근거한 환기량 제어의 신뢰성과 적합성에 대한 기술개발의 여지가 더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인 팬테믹의 영향으로 이러한 스마트환기 시스템에 호흡기 감염병 예방 및 바이러스 제거 등의 이슈 대응을 위한 신기술 창출 및 융합기술로 고성능필터(HEPA filter) 및 항바이러스 필터 관련 기술의 적용 등도 단기적인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는 현재까지도 민간에서의 자발적 기술개발보다 법에서 관련 내용이 규정되면 그것을 만족하는 수준의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국내 환기설비 시장의 규모나 특성도 정부 부처의 법제도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일부 환기업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기능과 성능의 고성능/고효율의 기초적인 스마트환기 기술도 역시, 국내 관련법에서 그 내용을 새롭게 규정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보급을 위한 실용화 수준까지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지기준과 권고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행 환경부 실내공기질관리법의 체계를 하나의 실내공기질 기준으로 일원화, 민감관리, 공공관리, 일반관리, 자율관리 등으로 적용 대상 시설군 재분류, 오염물질별 및 시설별 기준치의 차별화 등의 정책이 선도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며, 실내공기질 관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안과 함께 환기설비가 기본적인 성능을 확보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스마트 환기설비 인증제도 등이 국토교통부의 기계설비법과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반영되고, 이와 연계하여 실내공기질 관리 우수시설 지정제도와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 등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실내공기환경의 실질적인 미래가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