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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건축인증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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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8.14 12:58:26
  • 조회수 5

김민성 ㈔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 탄소중립건축인증 센터장·㈜썬앤라이트 대표이사

1. 건축 부문 탄소중립 전환의 시급성
IPCC 제6차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50 탄소중립 목표 하에 2030년 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목표 달성에서 건축 부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023년 기준 건물 부문은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624.2백만톤CO₂eq 중 44.2백만톤CO₂eq으로 전환, 산업, 수송에 이어 4대 배출항목이지만, 이는 건물의 운영단계 에너지만을 판단한 것으로 건물의 생애단계 생산, 시공, 해체단계의 탄소를 포함한다면 훨씬 더 큰 비중으로 관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친환경 인증 정책 수단만으로는 NDC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2. 기존 친환경 건축 인증의 성과와 한계
지난 20여 년간 G-SEED와 ZEB 인증은 국내 친환경 건축 업역 확산에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G-SEED는 2002년 도입 이후 누적 1만 3천여 건의 인증을 통해 친환경 건축 기술 발전을 견인했으며, ZEB 인증 또한 2017년 도입 후 2024년말 본인증 기준 2,385건이 인증받으며 건물 에너지 성능 향상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인증 제도들이 NDC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탄소 감축에는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성능 격차(Performance Gap)' 현상입니다. 영국 BRE의 연구에 따르면, 설계 단계 예측 에너지 소비량과 실제 운영 단계 소비량 간 차이가 평균 30-5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능 격차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량적 MRV 체계의 부재입니다. 기존 인증들은 주로 설계 단계의 시뮬레이션 결과나 정성적 평가에 의존하여, 실제 운영 데이터 기반의 검증이 제한적입니다.


둘째, 사후관리 시스템의 미비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DOE) 연구에 따르면, 건물 성능은 준공 후 5년 내에 최대 40%까지 저하될 수 있으나, 현재 인증 체계에서는 이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내재 탄소(Embodied Carbon) 인식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건물 생애주기 총 배출량에서 내재 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10-8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증들은 주로 운영 단계 에너지 소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3. 탄소중립건축인증: 새로운 해법과 혁신적 접근
이제는 기존 '친환경' 건축 개념에서 '탄소중립' 건축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건물의 탄소 감축량을 정량적으로 MRV (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하고 이를 K-ETS 또는 탄소 크레딧 시장과 직접 연계하기 위하여 [그림3]과 같이 정부에서도 건물부문 외부사업 방법론 정의 및 승인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보다 실질적인 건물 탄소생태계 작동을 위해 산학연의 전문가들이 모여 [그림4]와 같은 협의회를 구성했으며, 건물 생애기간 탄소관리 및 저감을 위한 탄소중립건축인증제도를 운영하여 기존 문제점들을 보완하고자 합니다.

 

탄소중립건축인증은 건물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종합 평가하는 제도로 EN 15978 표준에 따라 자재 생산 단계(A1-A3), 시공 단계(A4-A5), 사용 단계(B1-B6), 폐기 단계(C1-C4), 재활용 단계(D)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 탄소 배출량을 정량화했습니다. 특히 국내 건설자재 생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형 탄소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국내 건축 환경에 최적화된 평가 체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사)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의 차별화된 역량
(사)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는 기존 친환경 건축 컨설팅 기업들의 연합체로서, 오랜 기간 실무 경험이 축적된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무 경험은 이론과 현실 간의 괴리를 최소화하고, 실효성 있는 인증 기준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인증 컨설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과 개선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인증 제도에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를 구축하여 급변하는 건축 기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크게 높이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다만 협회의 이해상충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학계, 연구기관, 법조계, 공공기관 출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증 공정성 위원회'는 본 협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위원회로 인증 기준 수립부터 심사, 심의, 사후관리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감독하고자 합니다.

 

회원사 관련 프로젝트의 경우 해당 회원사 심사원을 완전 배제하고 외부 심사원을 배정하며, 모든 심사 과정을 온라인으로 공개하여 투명성을 보장하고자 합니다. 이는 기존의 형식에 따른 이해관계 검증을 넘어서, 실질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혁신적 접근이 될 것입니다.

 


5. 결론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 앞에서, 건축 부문은 더 이상 탄소 배출의 주범이 아닌 탄소 감축의 선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기존 친환경 인증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 탄소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탄소중립건축인증은 정량적 MRV 체계 구축, 생애주기 탄소 평가, 탄소 시장 연계를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 지속적 사후관리를 통해 이러한 전환을 실현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입니다. (사)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는 축적된 현장 전문성과 투명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이 변화를 선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건축인증은 단순한 평가 도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NDC 목표를 '계획'에서 '실천'으로 전환시키는 실증적 기반이 될 것이며, 건축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는 변혁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