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년 넘게 평행선을 달려온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2035년부터 2045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단일 수치가 아닌 범위 형태로 법률에 규정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가 2031~2049년 감축경로의 법적 공백을 지적하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약 1년 11개월 만이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22일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특위 활동 기한이 다음 달 말까지인 가운데 여야가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개정안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5년 단위로 설정하되, 상한과 하한을 둔 범위 형태로 법률에 명시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 감축목표는 53~61%, 2040년은 69~80%, 2045년은 84~9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기후특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각 목표의 하한은 2050년 탄소중립 시점까지 일정한 속도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선형 감축경로를 기준으로 했다. 상한은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감축경로를 반영했다. 배출권거래제 등 규제에는 감축목표의 하한을 적용하도록 했다.
여야는 지난해 4월 기후특위를 발족해 1년 넘게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온실가스 감축경로의 형태와 수준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온실가스를 초기에 더 빠르게 줄이는 ‘오목형 경로’를, 국민의힘은 산업계 부담을 고려해 감축 속도를 조절하는 ‘선형·볼록형 경로’를 각각 주장해 왔다.
여야는 감축목표를 일정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하한에는 국민의힘이 주장한 선형 감축경로를, 상한에는 민주당이 강조한 1.5도 감축경로를 반영하면서 양측의 입장을 함께 담은 형태다.
감축목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개정안에는 정부가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사실 및 국제기준, 온실가스 감축수단의 확보 수준과 이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계의 감축목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화됐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상용화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조항을 마련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해 중장기 감축목표는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도록 설정해야 한다는 원칙도 법률에 명시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구체적인 감축목표를 규정하지 않아 2024년 8월 헌재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김정호 기후특위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중장기감축목표의 법적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중장기감축목표의 설정 원칙과 산업계 지원 근거를 함께 마련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출처 : 매일경제(https://www.mk.co.kr/)










